봄의 문턱을 갓 넘은 요즘, 일교차가 10도 안팎으로 벌어졌다. 이처럼 일교차가 큰 봄철에 중장년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오십견 환자는 연중 3월에 가장 많다. 2021년 3월, 이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6만2923명으로, 같은 해 9월(13만8308명)보다 2만4615명 더 많았다.
오십견의 원인은 노화에 따른 어깨 관절의 퇴행성 변화,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 건염으로 인한 통증의 장기화, 어깨 주위의 외상 등 다양하다. 장기간 관절을 움직이지 않아 관절낭의 위축, 주변 구조물과의 유착, 염증 조직의 섬유화가 일어나고 수동적 관절의 움직임 제한이라는 공통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봄철에 오십견 발병률이 높은 건 겨울의 추운 날씨에 어깨관절이 굳었다가 봄이 되면서 날씨가 풀릴 때 활동량이 늘고 어깨를 갑자기 과사용하는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질환이 오십견으로 불린 이유는 유독 50대에서의 발병률이 높아서였다. 하지만 최근엔 40대는 물론 30대까지도 발병률이 늘고 있는데, 스마트폰을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삼십견', '사십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심평원에 따르면 오십견으로 진료받은 30~40대 환자 수는 2018년 13만7652명에서 2021년 15만4032명으로 3년 만에 11.9%포인트(p) 많아졌다.
오십견 치료 과정에서 큰 걸림돌은 '환자의 잘못된 인식'으로 꼽힌다.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최봉춘(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대표원장은 "오십견 환자 가운데 증상이 매우 심해져서야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받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고 잘 못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통증이 처음보다 줄었어도 관절의 움직임은 제한되며, 이를 방치하면 1년 후에는 통증이 남은 채로 어깨가 굳는다"고 경고했다.
오십견이 있는 30~40대 환자 상당수는 자신의 질환이 차마 오십견일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가 방치하는 경우가 적잖다. 최 대표원장은 "50세 미만이라도 평소와 다르게 목·어깨 통증이 지속하면 마취통증의학과를 방문해 정밀하게 진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봉춘 대표원장. /사진=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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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옷 입거나 숟가락 들기 힘들면 의심해야━
일상에서 오십견이 의심되는 상황이 있다. ▶어깨 통증이 낫지 않고 팔 운동 범위가 줄어들었거나 ▶잠을 잘 때 어깨 주변이 후끈거리고 ▶옷을 벗거나 입을 때 혼자서는 어렵거나 ▶밥을 먹을 때 숟가락을 들기조차도 힘든 경우가 그 예다. 오십견은 처음에는 어깨 쪽만 아프지만, 점차 진행하면서 팔까지 저리며, 목덜미까지도 통증이 번진다. 목이 아프니까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탈출증)'로 오해하기도 한다. 환자들은 "어깨를 바늘로 찌르듯 아프고 머리 위로 손을 올릴수록 통증이 심해진다"고 호소한다.
유착성 관절낭염이 중등도 이상의 회전근개 파열로 인한 통증과 근력 약화로 생겼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노화·생활습관 등으로 생긴 증상인 만큼 생활습관 변화, 올바른 운동법과 스트레칭으로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오십견 환자는 무리한 어깨 활동을 피하고 꾸준히 운동치료나 물리치료를 받는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충분히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십견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노약자인 경우 운동을 시작할 때 자기 몸부터 조심스럽게 살펴야 한다. 예컨대 근육·관절에 미세한 손상이 있을 경우, 갑작스러운 운동 부하로 인해 해당 부위가 더 나빠질 수 있다. 본격적으로 운동하기 전, 가벼운 체조나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게 안전하다. 중량 운동을 이용한 근력 운동도 처음부터 너무 무겁게 들지 말아야 한다.
특히 환절기엔 세심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최 원장은 "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봄철 찬바람을 피하고, 외출 시엔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 가급적 따뜻한 옷을 걸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http://v.daum.net/v/20230308162413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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