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돌파 앞둔 '슬램덩크', 더빙판 관람 비중만 48%
자막·더빙 동시 개봉 이례적, 성우들이 무대인사까지
CGV, N차 관객 85%가 더빙 봐…"탄탄한 성우 팬덤 한몫"
친숙한 韓 연기, 몰입감 배가…캐릭터 현지화 잘 된 덕분
‘슬램덩크’가 연초 극장가를 지배했다. 개봉 29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슬램덩크’는 지난 주말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18만 명)을 뛰어넘고 역대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3위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주 25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되는 것은 물론, 이르면 내주 초 ‘하울의 움직이는 성’(261만 명)을 제치고 역대 일본 흥행 애니 2위를 경신할 전망이다. 개봉 시점이 한 달을 넘었는데 지난 6일까지 약 11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독점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슬램덩크’는 특히 국내 성우들이 참여한 더빙판을 관람하려는 관객들을 중심으로 N차 관람 현상이 관측된다. 자막 못지않은 더빙판의 선호도와 인기가 ‘슬램덩크’의 장기 흥행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더빙관객 48%...N차 관람의 주역
극장가에서 ‘더빙’은 일부 아동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곤 수요가 적다. 캐릭터의 이미지, 그 나라 언어의 입 모양에 맞지 않는 더빙이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 때문이다. 성인을 타깃으로 한 작품은 더빙판을 개봉하는 경우가 흔치 않고 개봉하더라도 자막판보다 회차를 현저히 적게 편성하는 편이다.
슬램덩크’는 처음부터 자막판과 더빙판을 동시 개봉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슬램덩크’의 누적 관객 수는 239만 2406명이다. 이 중 더빙판을 본 관객 비율이 48%(114만 7766명),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더빙판과 자막판의 편성 비중도 큰 차이가 없다. 배급사 NEW에 따르면 ‘슬램덩크’는 개봉 1주차 자막판과 더빙판이 전체 극장 평균 6대 4의 비율로 상영되다 현재 5.5대 4.5를 유지 중이다.
김민선 NEW 유통전략팀 대리는 “국내에서 방영한 TV 애니메이션으로 ‘슬램덩크’를 봤던 세대는 자막보단 더빙이 향수를 불러일으켜 반응이 좋을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극장은 더빙이 자막의 비중을 넘어섰다. CGV 관계자는 “개봉 초기 자막 비중이 더빙보다 30% 많았지만 지금은 더빙을 자막보다 많이 상영 중”이라고 귀띔했다.
자막과 더빙의 매력을 모두 느끼려 N차 관람을 택한 관객들도 많다. 각 극장 수치를 종합하면(이하 멤버십 회원 기준) CGV에서 ‘슬램덩크’를 N차 관람한 관객은 전체의 17%, 메가박스에서 13.2%, 롯데시네마에서 11.2%를 기록했다. 이 중 ‘더빙판’을 포함해 관람한 비중이 각각 85%, 63.4%, 41.9%나 됐다..
전문가들은 원작 만화 시절부터 주요 인물과 대사들이 한국의 정서에 맞게 잘 현지화됐기에 더빙판의 인기도 높다고 봤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실 전략지원담당은 “강백호와 서태웅, 채치수, 정대만, 송태섭 등 주요 캐릭터들의 한국어 이름이 우리 대중에 익숙한 덕”이라며 “캐릭터의 원작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현지화가 잘 됐기에 한국어 더빙도 거부감 없이 녹아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의 열기를 유지한다면 250만을 넘어 300만 관객도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수진(강백호 역), 신용우(서태웅 역), 엄상현(송태섭 역) 등 성우 출연진의 탄탄한 팬덤이 한몫했다는 견해도 있었다. 류상헌 NEW 유통전략팀장은 “출연진 중 일부 성우들은 이미 업계에서 스타 못지않은 막강한 팬덤을 갖추고 있다. 개봉 전 성우 무대인사를 기획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인지도가 높은 강수진을 포함한 모든 출연진이 예외 없이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들 전부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캐스팅된 사실도 호불호 없는 인기에 힘을 보탰다는 해석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강수진 성우는 예전 TV에서 방영된 ‘슬램덩크’ 애니메이션 시절부터 강백호 역을 연기해왔기에 국내 관객들에게 이미 친숙하고, 애니메이션 관객들 사이에서 이미 충성도 높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른 역할 출연진도 이미 다수 작품에서 주인공을 경험한 유명 성우들로, 더빙이 어색할 것이란 우려를 단번에 해소시켰다”고 설명했다.
http://www.edaily.co.kr/news/read?newsId=01088966635508552&mediaCodeNo=258
더빙 수요가 자막을 앞서는 이례적인 상황이라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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