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3명 우울증 진단 통계 나온 이 직업 "사람이 못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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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주 작성일23-03-31 04:51 조회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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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17141?sid=102

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웹툰작가 노동·건강권 실태조사
“연재주기·컷 수 통제 못해, 사상검증에 사이버불링까지”
29% 우울증 “돌고돌아 노동3권” “플랫폼, 협의체 나와야”
"카카오페이지에 올해 7만 개 작품이 들어가 있어요. 핸드폰 스크롤을 내릴 때 보이는 20~30개 안에 들지 못하면 작가는 존재를 말살당합니다. 그래서 (플랫폼이 제시하는) 말도 안 되는 조건도 점점 더 받아들이게 되죠." (하신아 웹툰작가노조 위원장)

"아무리 뛰어난 작가라도 회당 30만원 이상 받기는 힘들거든요. 회당 20만원이라 할 때, 주 1회 연재 시 월 80만원이잖아요. 보통 세 작품은 작업해야 200만원을 벌 수 있어요." (A 웹툰작가)

"웹툰 작가 10명이 모이면 9명은 암 환자라 할 정도로 건강 문제가 심각하고, 정신과적 문제도 심합니다." (이수경 전국여성노조 디지털창작노동자지회장)

'웹툰작가들의 노동환경 실태와 건강문제 토론회'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전국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웹툰작가노조가 공동 주최했다.

지난해 작가들의 노동과 건강 실태조사를 책임수행한 민지희 한양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임의는 작가들의 절대 업무 강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며 "노동 불안정성을 낮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플랫폼이 (현재 행사하는 권한에) 맞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올초 웹툰 작가들의 건강과 불안정 노동 실태를 첫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2~8월 웹툰작가노조와 디콘지회, 한국만화가협회 소속 웹툰 작가 15명을 심층 면접하고 전업작가 320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웹툰 작가들의 정신건강 및 신체건강과 불안정 노동 수준 실태 조사' 보고서다.

민 전임의는 이 자리에서 웹툰작가들이 불안정 노동자이자 예술 노동자, 여성 노동자로 다양한 문제를 집약적으로 겪고 있다고 조사 결과를 요약했다.

하루 10시간, 주 6일…플랫폼 요구에 '사람 못할 일' 내몰려

웹툰 작가들은 세간에 '자율적인 창작자'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통제할 수 없는 고강도 업무 환경에 놓였다. 조사에 응한 작가들은 평균 하루 10시간, 주 6일 일했다. 응답자 63%가 주 1회 연재를 하면서 한 화당 평균 68.3컷(중위수 70컷)을 요구받아 수행했다. 대부분이 업무량과 강도를 스스로 설정하거나 통제하지 못했다. 작가의 뜻으로 컷 수나 연재 주기를 조정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각각 응답자 58%와 63.8%가 '별로 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작가들이 플랫폼과 맺는 불평등한 계약 관계에서 기인한다. 조사에 응한 작가들은 웹툰 플랫폼이 단순 '전시'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 전임의는 "웹툰의 배치가 작품 매출과 직접 관련성이 있다. 첫 화면에 뜨는지, 상단에 뜨는지, 프로모션(메인화면에 노출)이 되는지 등등이 독자 모으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에 작가들이 플랫폼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신아 웹툰작가노조 위원장은 "(플랫폼) 핸드폰 스크롤을 내릴 때 기껏해야 20~30개 작품에 들어가지 못하면 작가는 존재를 말살당한다"며 "그래서 말이 안 되는 조건, 내가 못할 조건도 점점 받아들이게 된다"고 했다. "5년 전만 해도 한 회 컷 수가 50컷 이하였지만 이제는 점점 늘어 평균 70컷이 됐다. 140컷을 작업하다 요절한 분도 계시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다."



웹툰작가 29%가 우울증 "플랫폼 방관"

실제 조사 결과 건강 문제로 쉰 경험이 있는 작가(25.7%)보다 참고 일한 작가(40.7%)가 더 많았다. 설문에 응한 작가 가운데 28.7%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불면증을 진단 받은 작가도 28.2%였다. 일반인 우울증 발병률인 2~5%보다 10배가량 높다. 17.3%는 자살 생각을 했고 8.5%가 자살 계획을 세웠다.

대부분이 여성인 웹툰 작가들은 플랫폼으로부터는 사상검증을 겪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여성혐오적 공격에 시달렸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웹툰작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웹툰 업계에 여성 작가 비율은 69%이며 30대 이하가 81%를 차지한다.

이수경 여성노조 디지털창작노동자지회장은 "한 작가님이 작품활동 밖에서 운영하는 SNS에 페미니즘 관련 개인 의견을 게시했더니, 에이전시가 작가 SNS를 모니터링해 '부정적 이미지를 줬다'며 압박했다"며 "(많은 독자가) 작가들이 어떤 글을 리트윗, 좋아요를 눌렀는지 집요하게 파헤쳐 '페미 옹호 작가'로 '좌표'를 찍기도 하고, 성인물을 그린다는 이유로 성희롱과 성적 괴롭힘 디엠(DM)을 굉장히 많이받는다"고 했다.

그는 "저만해도 공적 자리에서 말하면 사이버불링(온라인 집단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항상 있지만 작가를 보호해야 할 플랫폼은 방관한다"며 "(플랫폼은) 부정적인 것이든, 긍정적인 것이든 트래픽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돌고돌아 해법은 노동3권" "플랫폼, 협의체 나와야"
안명희 문화예술노동연대 집행위원은 "웹툰작가 노동에 자율성과 재량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돌고 돌아 문화예술노동자들이 노동자로 인정 받는 것, 노동3권을 보장받는 것이 해법임을 확인하게 된다"고 했다. "궁극적 해결방안은 제작사·플랫폼과 교섭을 통해 노동의 내용과 노동의 과정을 결정 짓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민 전임의는 웹툰작가 노동의 불안정성을 낮추기 위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의 업무 강도를 사실상 결정 짓는 플랫폼 기업이 노동조건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하신아 위원장은 작가들의 휴재권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웹툰과 만화 작가의 노동을 법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창작자·플랫폼·제작사의 상생협의체를 출범했지만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며 개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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